소녀시대의 30대 팬인 밝은탱의 팬픽연재 블로그입니다.

by 밝은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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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에서 만난 소녀시대 팬들의 이야기.
메딕덕후 발탱입니다.

그동안 의료봉사팀으로 활동하면서 후기는 절대 쓰지 않으리라 마음을 먹었었습니다.

좋은 일이라는 건 스스로도 인지하고 있지만 어쩐지 자랑하는 것 같아 보일까봐 자제하

고 있었는데요...

그래도 저 패찰을 알아보고 먼저 말을 걸어주셨던...

거리에서 만난 소녀들의 팬들에 대한 이야기는 해야 할 것 같아서 피곤한 몸 달래며 글

한번 써보겠습니다.



1. "이게 뭐에요...?"

72시간 연속집회가 열리던 날 낮.

시청아페 광장에는 여러분들이 흔히 아시는 HID쪽 사람들이 행사 준비를 하고 있었고 시

민들은 광장 주변 보도블럭에 저마다 자리들을 잡고 있었습니다.

혹여나 충돌이 발생하진 않을까...다친 사람이 있진 않을까 시청 광장 주변을 순찰하던

중 한무리의 여학생들이 돗자리를 깔고 앉아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제가 가운을 입고 지나가자 한 여학생이 갑자기 불러세웠습니다.


"선생님! 저 다쳤어요."


멀쩡해보이는 그 학생이 바지를 걷는 순간 압박붕대를 두르고 있는 종아리가 들어납니

다.

당연히 타박상이겠지 싶어 붕대를 풀어보니 찰과상이더군요...-_-

어떤 개념없는 인간이 치료한 건지 이미 곪기 시작해서 조금 심각합니다.

언제부터 있었냐? 언제까지 잇을거냐? 몇학년이냐? 니들끼리만 온거냐? 부모님은 아냐?

어디서 다쳤냐?  경찰에 이야기는 했냐? 등등의 질문을 했습니다.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었지만 제가 아는 한 HID라는 단체로 부터 가장 최초로 폭행을 당한

피해자였습니다.

그 아이가 제 명찰을 자세히 보더니 입을 엽니다.


"이게 뭐에요...? 지금은 소녀시대?"

"아아... 내가 소녀시대 팬이라서."

"풉!!!"

"아쭈? 웃어? 뭐가 그렇게 웃겨?"

"아,아뇨... 근데 요새 쏘핫도 있고 대세는 솔직히 원더걸스 아닌...아아앍!!!!"


고름을 제거하느라 알콜거즈로 상처를 닦아내는데 갑자기 원더걸스 운운하길래 손에 조

금 힘이 들어갔습니다.

고의는 아니었어요.


"아파요!!!"

"응, 나도 알아. 원래 아파. 곪았으니 더 아플거야."


치료를 해주고 밴딩을 완료하고 저녁에 다시 임시구호소로 와서 거즈를 갈고 소독하고

항생제를 받아먹으라고 이야기를 해주고 헤어졌습니다.

이 학생과는 이후로도 치료를 위해서 몇번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오늘 오전에 마지막으로 보앗을때 상처는 많이 좋아져서 서서히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쌤. 소녀시대에서 누가 제일 좋아요?"

"(한순간의 망설임없이) 태연이."

"헤에...난 그 티파니란 애는 귀엽던데. 태연이가 그 노래 잘하는 애죠?"

"어, 그리고 노래는 제시카도 잘해."

"글쿠나. 근데 쌤 고마워요."

"시끄럽고, 제발 집에 좀 들어가라. 니가 노숙자냐? 이건 72시간 연속집회가 아니라 릴레

이 집회야 이놈아...-_-"

"네에~근데 쌤 이런거 달고 다니는거 좀 짱인거 같네요."

"왜?"

"만약에 선생님 이런거 달고 사람들 막 고쳐주다가 티비나 신문에 나오고 그런거 소녀시

대가 보면 막 감동할거 같아요."

"야."

"네?"

"애들이 그런거 볼 시간이나 있겠냐...-_-?"

"아...넴..."


얘는 아마 지금 이 시간에도 집에 안가고 그 곳에서 놀고 있을 것 같습니다.





2. "일반인들에겐 역시 티파니란 말인가..."

4일 새벽에 있었던 횡단보도 시위장소에 있었던 일입니다.

혹시라도 새벽에 환자가 생길것을 우려해 현장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역시나 탈진환자라던가 시비가 붙어 싸움이나 가벼운 타박상을 입은 환자가 몇명 발생했

던 날이었습니다.

두통을 호소하는 시민에게 두통약을 주고 돌아서는데 왠 기자한분이 제 어깨를 툭툭 치

더군요.


"아...죄송합니다. 의료활동중에는 인터뷰에 응하지 않기로 내부적인 방침이 세워져 있어

서..."

"아 그게 아니라 혹시 소녀시대 팬이세요?"

"네."

"아아...그 명찰 보고 혹시나 해서요^^"

"아하~ 맞습니다. 태연이 팬입니다."

"저도 소녀시대 팬입니다.  저는 티파니 좋아합니다."


분위기 급반전.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기자분 디씨 소시갤쪽에 가끔 가서 노시는 것 같습니다.

소시당도 아냐고 물어보니 아주 잘 알고 있더군요.

하지만 주소를 몰라서 아직 직접 들어와 본 적은 없다고 합니다.

둘이 담배 한대씩 물고 그렇게 밤새 소녀들에 대해 이런저런 훈훈한 대화를 나누며 함께

아침을 맞이 하였습니다.

저는 임시구호소로, 그 기자분은 기사를 송고하기 위해서 헤어지면서 서로 명함을 나눕

니다.

그리고 나눈 마지막 대화...


"역시 탱구는 답이 없어요. 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귀엽나염?"

"에이~ 무슨 말씀을. 탱구도 귀엽지만 그래도 일반인들에겐 티파니가 통하죠."

"음...일반인들에겐 역시 티파니란 말인가...?"





3.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하루는 예비군들 전담 의료지원조의 조장을 맡게 되어서 조원들과 함께 예비군들과 내내

함께 다녔습니다.

예비군들과 의료팀 사이에서는 이상한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라서 매우 편하고 즐거운 분

위기였습니다.

역시나 우리 조의 아리따운 두 의대 여대생 분들은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 합니다.

거승냥스러운 예비군분들의 손길로 부터 두 여대생 분들을 지키기 위해서 애쓰는데 보급

을 맡으신 해병대 한분이 제 명찰을 보고는 소리지릅니다.


"소녀시대다!!!"


아,아뇨...이건 그냥 명찰이고....


소녀시대는 여기 9명의 천사...


갑자기 예비군들이 제쪽으로 웅성웅성 몰려듭니다.


"선생님 소시 팬이세요?"

"네, 태연이 팬이에요."

"우왕ㅋ굳ㅋ"

"선생님 뭐 좀 아시네요."

"하하하. 소시는 킹왕짱이니까염."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는 가운데 뒷통수에 꼽히는 울조 여성분들의 시선이 느

껴집니다.

조에 남자가 저 혼자 뿐이었거든요...

나머지 4분 전부 여성분들ㅎㅎㅎ

그런데 갑자기 한무리의 예비군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납니다.

그러더니 박수를 치면서 텔미를 부릅니다.

어허...저 양반들 아무래도 원걸빠 같습니다.

어쩐지 터프한 백수님이 저중에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망상을 하는데 갑자기 등뒤에 서

있던 소시빠 예비군들로 부터 우렁찬 노래소리가 터져나옵니다.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염!!! 빠밤!!!"

"수줍어서 말도 못하고~!!! 빠밤!!!"


비록 춤은 추지 않았지만 이 사람들 각잡고 부릅니다.

이 사람들이 다음날 되면 얌전하게 회사에 출근해서 성실한척 일할거라고 생각하니 등줄

기에 땀이 흐릅니다.

그렇게 종로 SK본사 건물 앞에서 그 어떤 프락치도 해내지 못했던 예비군 내의 분열을

소녀시대와 원더걸스 아가들이 아주 간단하고 쉽게 쪼개버리는 현장을 목격했습니다....




by 밝은탱 | 2008/06/08 13:54 | 少女時代 | 트랙백 | 덧글(6)